AI시대: 생활밀착형 AX — AI가 바꾼 여행 경험

AI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일상 곳곳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분야 하나를 꼽으라면 여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번 「AI시대: 생활밀착형 AX — AI는 어떻게 내 일상이 되었나」에서는 카드 명세서 계산이나 발표 자료 작성처럼 일상생활에서의 변화를 다뤘습니다. 이번에는 해외여행이라는 조금 더 구체적인 상황으로 들어가, 준비 과정부터 여행 중, 그리고 복귀 후 마무리까지 AI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 목적지는 홍콩/마카오 4박5일이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수많은 검색과 각종 리뷰들을 바탕으로 여행 준비를 했을텐데, 이번에는 AI와의 대화로 대부분의 과정을 대신했습니다.

참고로 여행 일정표는 별도의 글 「홍콩+마카오 3박 5일 일정표 」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목 차


사전 준비, 검색 대신 대화로

여행 준비는 전체 일정을 구성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3박이라는 기간과 홍콩/마카오라는 목적지, 대략적인 항공 시간을 입력으로 주자, 브라우저 검색창 AI가 날짜별 큰 틀을 잡아 초안을 보여주었습니다. 예전엔 주로 일단 관련 카페에 가입하고 여행기 몇 개를 조합해서 직접 일정표를 만들었을 것입니다.

이 초안을 바탕으로 세부 조정에 들어갔습니다. 날짜별 동선을 다듬고, 식사 장소를 추천받고, 이동 시간까지 고려한 일정으로 좁혀 갔습니다. 이렇게 다듬은 일정은 시간 단위까지 채운 표로 완성했습니다.

일정이 어느 정도 다듬어진 뒤에는 다른 AI를 통해 한 번 더 검증했습니다. 하나의 AI가 만든 계획을 그대로 믿기보다, 다른 시각에서 빠진 부분이나 무리한 동선은 없는지 교차로 확인한 것입니다. 이 단계를 거치면서 여행 준비에 들이는 시간 자체가 크게 줄었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여행 중, 실시간 가이드

여행 중에는 활용 방식이 더 실시간에 가까워졌습니다. 먼저, 여행지의 역사와 문화, 특징을 정리해 달라고 했습니다. 온갖 정보가 가득 찬 가이드북을 읽는 대신, 바로 바로 필요한 배경지식만 골라 받은 셈입니다.

돌아다니다가 궁금해지는 주변 관광정보를 그 자리에서 물었습니다. 지명의 유래처럼 사소한 궁금증도 바로바로 답을 받았습니다. 식당에 앉아서는 메뉴판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고 무엇을 시켜야 할지 추천을 받았습니다. 일행 인원수를 알려 주면 몇 개나 시키면 적당할지까지 함께 안내해 줬습니다. 낯선 식재료가 나오면 사진으로 찍어 물어봤습니다. 무엇인지, 어떤 요리에 주로 쓰이는지까지 설명해 줬습니다.

쇼핑할 때도 어떤 것을 사면 좋을지 물어봤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 자리에서 검색어를 이것저것 바꿔 가며 후기를 찾아 읽었을 상황들입니다.

가고 싶었던 식당을 예약할 수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식당 왓츠앱으로 메시지를 보내 방문 가능한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추가로 예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도 번역 기능을 활용해서 소통을 하니 현지 직원과의 채팅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호텔에 물건을 두고 나왔을 때도 AI에게 상황을 설명하자 호텔에 연락하는 방법부터 절차까지 순서대로 안내해 줬습니다.

번역은 예전 여행에서도 쓰던 기능이지만, 이번에는 체감 편의성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과거에 비해 속도/정확도 모두가 개선되어서 그런지 훨씬 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했습니다.


여행 후 정산, 사진 몇 장으로 끝

여행이 끝난 뒤에는 비용을 정산하는 과정에서도 AI를 잘 활용했습니다. 사전 준비 과정에서 사용한 비용, 현지 카드 사용시 이용한 알리페이, 교통비로 사용한 우버, 그 외 현금 사용분까지 결제 수단이 여러 방식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각 내역을 캡처한 이미지를 건네자 AI가 항목별로 정리해 줬습니다. 사용일자 기준 환율까지 반영해 원화 기준으로 합산해 주니, 예전처럼 엑셀 파일에 입력해가며 항목을 하나씩 옮겨 적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옥토퍼스 카드 잔액을 공항 면세점에서도 쓸 수 있다는 것을 AI가 알려 준 덕분에, 남은 잔액까지 깔끔하게 다 쓰고 돌아왔습니다. 또 홍콩/마카오 통화 사이에서 환율 차이가 있다는 것도 짚어 줘서, 그 자리에서 환전해 조금이나마 이득을 봤습니다.


아쉬웠던 지점

다만 편리함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홍콩에서는 제미나이만 정상적으로 동작했고, 마카오에서는 그마저도 검색 기반으로만 쓸 수 있었습니다. 지역별로 사용 가능한 AI 서비스가 갈리다 보니, 같은 여행 안에서도 지역을 넘나들 때마다 도구를 다시 확인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습니다.

대안으로 현지에서 널리 쓰이는 중국계 AI 서비스들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평소 쓰던 도구만큼 손에 익지 않아, 결국 되도록 기존 방식대로 버텨야 했습니다.


맺음말

이렇게 여행 전 과정을 사진과 대화로 다시 돌아보니, 예전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가 더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일정을 짤 때는 패키지 여행 상품을 몇 개씩 비교하고, 블로그와 커뮤니티 후기를 뒤져 동선을 손으로 그려야 했습니다. 지금은 목적지와 기간만 말하면 초안이 나오고, 다른 AI로 한 번 더 검증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현지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는 번역기로 메뉴 이름을 입력하고, 그 이름을 다시 검색해서 어떤 음식인지 추측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메뉴판 사진 한 장이면 무엇을 얼마나 시키면 좋을지까지 바로 나왔습니다.

식당 예약이 꽉 찼다거나, 호텔에 물건을 두고 나오는 것처럼 계획에 없던 순간에도 차이가 컸습니다. 예전 같으면 다른 대안을 찾던가 호텔 프런트에만 의존했을 텐데, 이번에는 왓츠앱 번역으로 현지 직원과 바로 소통하고, AI가 알려 준 절차대로 처리하면 됐습니다. 옥토퍼스 잔액 소진이나 마카오 환율 차이 같은 자잘한 팁까지 챙겼고, 돌아와서 비용을 정리할 때도 예전보다 시간도 덜 들고 놓치는 것도 줄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AI는 준비 단계에서는 여행 설계를 함께 짜는 플래너였고, 현지에서는 궁금한 것을 바로바로 알려 주고 돌발 상황까지 챙겨 주는 가이드였고, 돌아와서는 흩어진 영수증을 정리해 주는 회계 담당이었습니다. 검색하고 후기를 찾던 여행 준비 방식이 대화 한 번으로 대체된 경험이었습니다.

How는 점점 더 간편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What이 더욱 중요합니다.

ChulJoo Kim (김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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